토키포나 │ 토키포나의 모든 것/새이야기 │ 토키포나에 관한 뉴스

[21/07/18] Toki Pona 새로운 공식서적이 나오다.

jan Sejulo 2022. 7. 18. 23:55

2001년에 Toki Pona가 인터네에서 공개된 이후 Toki Pona는 다른 여타 소형 인공어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 떠도는 인공언어였다.

 

그리고 2005년경(정확하지는 않음), 최초의 Toki Pona 화자중 하나였던 jan Pije 가 Toki Pona의 문법을 정리하여 문법서를 내게 되었다. 소형 인공언어중에 문법을 깔끔한게 정리한 언어가 많지 않았기도 했고, Toki Pona만이 가지고 있는 미니멀리즘의 철학을 지닌 독특한 매력덕분에 Toki Pona는 알게모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Toki Pona의 창조자인 jan Sonja는 최초 공개 이후로 Toki Pona커뮤니티 사람들과 소통을 하면서 새로운 소식을 간간히 전하고 있었지만, 언어의 중심에서 활동하지 않았던걸로 보인다.

 

jan Sonja의 TOKI PONA : The Language of Good

 

그러던 2014년 5월 25일 Toki Pona의 최초의 공식 서적 "Toki Pona: The Language of Good"가 출시되었다.

이 공식책이 출간된 이후로, Toki Pona화자들의 암묵적인 문법 표준은 jan Sonja 의 공식서적이 기준이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jan Pije가 정리했던 시절의 문법과, jan Sonja가 출간한 서적의 문법이 약간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언어의 창시자가 직접 정리해서 낸 문법서니만큼 그 이유는 너무나도 당연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공식 서적을 참조하다"라는 뜻의 새로운 Toki Pona단어 "pu"라는 단어를 만들만큼 영향력은 컸다고 볼 수 있다.

 

그와중에도 jan Pije는 새로 개정한 문법 정리를 내면서 꾸준히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

jan Sonja가 공식 문법서를 내기는 했지만, 자신이 만들어낸 언어처럼 설명이 매우 심플했던데 반해, jan Pije의 문법서는 궁금해할만한 모든 문법사항이 적혀있다고 할 정도로 자세한 설명이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jan Pije의 불미스런 행적때문에 jan Pije는 Toki Pona계에서 논란이 되었고, 그는 결국 2020년 12월경 자신이 운영하던 홈페이지에 Toki Pona 일부 자료를 남겨놓고 은퇴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큰 문제도 없었던 것이 Toki Pona에서 이미 디스코드를 통해 사람들이 교류를 하고 있었고 Toki Pona의 창조자 jan Sonja도 해당 채널에 속해있어서 사람들은 궁금한건 직접 소통하며 물어볼 수 있었다.

(jan Sonja는 초창기부터 페이스북 등의 커뮤니티를 통해 계속 Toki Pona화자들과 소통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Toki Pona의 최초의 공식 서적 "Toki Pona: The Language of Good"가 출시된 이후로 7년만에 새로운 공식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내가 속해있는 Toki Pona 커뮤니티를 통해 접하게 되었다.

 

새로운 공식서가 나왔다.

 

jan Misali의 새로운 Toki Pona 공식서 프리뷰

 

새로운 공식서적은 Toki Pona의 사전이라고 하니, 기대감과 궁금증은 매우 커져갔다.

하지만 새로운 공식서적은 최초에는 아마존 미국/캐나다에서만 팔고 있었기에 한국에서 구하려면 직구를 통해 구해야 했으므로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고, 드디어 나왔다..

 

Toki Pona Dictionary (Official Toki Pona)

 

이번에 나온 책의 타이틀은 "Toki Pona Dictionary (Official Toki Pona)"로 대놓고 Toki Pona 사전이라고 명시했다.

이전에 나온 공식서적의 속칭이 "pu" 였다면, 이번에 나온 사전의 속칭은 "ku"가 되었고 그 뜻은 "Toki Pona 공식 사전을 참조하다"라는 뜻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공식사전이 출시되면서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

Toki Pona의 특징중 하나는 사람마다 같은 단어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는 tomo tawa(움직이는 구조물)로 흔히 번역되지만 , 그 차를 운전하는 운전자에겐 ilo tawa(이동하기 위한 수단), 자동차에 치였던 사람은 kiwen tawa(움직이는 단단한물체)가 될 수 있다.

 

어떠한 것이든 사람에 따라 자기가 바라보는 관점을 기준으로 삼아, 해당 사물의 근본에 가장 가까운 단어를 사용해 심플하게 최소한으로 나타내는 것이 토키포나의 특징인데, 이번에 사전이 나옴으로서 초보자들에게는 접근성이 더욱 쉬워졌다는 장점은 있겠으나, 위에서 언급한 특징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필자가 언어관련 일을 할때 초보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이 말은 이 언어로 어떻게 번역해요?"이다.

그나마 일반 언어(자연어)는 문맥을 말하지 않고, 단어만 물어보고도 대답해줄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Toki Pona에서는 문맥에 따라 같은 단어라도 표현하는 법을 너무나 다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어를 다른 언어로 어떻게 쓰는지 물어볼 때는 해당되는 문장을 같이 얘기해주면 좀더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말로 "미치다"라는 단어를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crazy"를 얘기해 줄 것이다. 정작 그 사람이 쓰려는 말은 "영향을 미치다."의 "미치다" 였음에도 말이다. 이렇듯 자연어에서도 이러한 일은 흔하게 발생하는데, 하물며 단어마다 "동일 본질"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단어가 넘쳐나는 Toki Pona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사람마다 같은 단어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진 Toki Pona에 공식사전이 등장하였다. 이는 곧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그 어휘에 대한 본질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쉽게 단어만 찾아서 번역하면 끝이므로 아마 자연어화가 되는 과정에 조금 더 가까워질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안그래도 사전에는 해당 단어에 대한 번역 빈도율까지 적혀있어, 가장 빈도가 높은 단어만 골라서 1:1 대응으로 번역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물론 창조자 jan Sonja는 이것만이 올바른 것이 아니니 절대 어휘화 시키지 말라고 주의했지만, 과연 그게 통할지는 의문이다. 아무튼 개인적인 주저리는 여기까지 하고, jan Sonja는 Toki Pona는 살아있는 언어이며, 그에 따라 변화가 있음을 인정하여, 기존의 123개 어휘에 몇가지 어휘가 더 추가된 137개 언어를 공식화 하였으며, 문법의 변화도 인정하여, 과거 "Toki Pona: The Language of Good"에서 언급했던 문법 방식에 추가적 수정안을 이번 "Toki Pona Dictionary (Official Toki Pona)"에 언급하면서, 언어의 변화를 명시하였다.

 

창조자의 그런 입장에서, 나의 주저리는 하나의 이견일 뿐이고, 창조자가 변화를 인지하고 인정하는 입장에서 그 변화를 따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쓰는 인공언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인공언어의 넘사벽 에스페란토(Esperanto)도 이미 나온지 120년이 넘었고, 창조자가 이미 세상을 떠난 지금, 하나의 틀이 확정되어, 비록 로컬방언이 생겼다고는 하나, 언어 중심에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마당에, Toki Pona는 창조자부터가 변화를 주는 입장이 아니라,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화자들에 의해 자신이 만든 언어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흐름에 같이 따라가고 있으니, 그러한 변화는 더욱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철학어라고는 하나, 결국 사용하는 것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이기에, 사람의 언어인 자연어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절대 없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철학어든 자연어든 하나의 언어로서 내가 그 흐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재밌는 일이 될 것이다.

 

 

#도기보나 #도기 보나 #토키포나 #토키 포나 #tokipona #toki pona #jan Sonja #인공어 #인공언어 #콘랭 #Conlang #Constructed language #Constructed languages